광풍을 일으킨 스레드 효과, 그러나 장기적일까?
지난 7월 6일, 메타에서 트위터에 대응하는 텍스트 소셜 앱 ‘스레드(Threads)’를 출시했습니다. 이 앱을 두고 벌어졌던 일론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의 설전은 결과적으로 스레드의 대대적인 마케팅이 된 셈인데요. 스레드에 대한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를 대변해 줍니다. 스레드는 출시한 지 불과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백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습니다. 그 핫하다는 ChatGPT도 백만 유저를 5일째에 달성한 것을 보면 정말 엄청난 수치죠.
반면 일론 머스크 인수 이후 트위터는 대규모 해고, 데이터 유출, 버그 등 대내외적으로 격렬한 부침을 겪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메타의 스레드는 건전하게 운영되는 소셜 플랫폼을 원하는 유명 인사들과의 대화가 시발점이 되어 탄생했다고 합니다.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 아담 모세리는 트위터에 관해 “그 플랫폼에서 진행되고 있는 변동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우리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였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트위터와 스레드는 어떻게 다를까요? 직접 써보며 UI, UX를 비교해 봤습니다.
브랜딩 측면에서 비교하기
스레드
스레드(Threads)는 여러 의미 중 ‘(이야기의) 가닥’, ‘실’이란 뜻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의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형태가 실과 닮은 것 같은데요. 앱 곳곳에 실을 연상케 하는 그래픽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메타는 이 두 가지 의미를 합쳐 표현한 게 아닐지 예상해 봅니다.
여기서 인상적인 부분은 새로고침 인터랙션입니다. 피드를 아래로 잡아당기면 상단 가운데 있는 앱 아이콘이 커지며 로딩바로 변합니다. 실타래처럼 게이지가 차게 되면 다시 로고로 돌아가고요. 저는 이 인터랙션을 보며 로고의 메타포 역시 ‘실'임을 깨달았습니다. 이외에도 글쓴이의 프로필과 댓글을 단 유저의 프로필을 돼지 꼬리 실로 이어준 것을 보고, 서비스 이름과 시각적인 요소가 직관적으로 매핑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트위터
트위터에서 ‘Tweet'은 새가 짹짹거리는 소리를 의미합니다. 새들이 지저귀는 것처럼 사람들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슈에 관해 이야기하길 바라는 트위터의 비전을 새 모양의 BI로 표현한 것이죠. 피드를 새로고침할 때 나는 효과음은 마치 새소리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다음 눈에 띈 부분은 아트웍 같은 일러스트입니다. 트위터 팀은 사용자 경험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앱을 쓸 때, 라이브 이벤트의 관중석에 있을 때와 유사한 흥분과 예측 불가능성을 느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의견을 표현하고 느끼는 감정을 레이어, 텍스처 등 의도적으로 불완전한 그래픽과 팝이 떠오르는 컬러로 나타냈습니다. 자유로운 그래픽의 아트웍이 진솔한 트위터의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UI/UX 살펴보기
1) 회원가입
회원가입의 경우, 스레드는 인스타그램 아이디로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인스타 계정을 바로 연동해서 쓸 수 있어 회원가입의 허들이 낮습니다. 만약 인스타그램 유저가 아니라면 허들이 훨씬 높아져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애초에 인스타그램 유저들을 타깃으로 잡은 전략으로 보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스레드로 넘어가는 방법 중 하나는 인스타그램 검색창에 ‘Threads’를 검색하면, 검색창 우측에 티켓이 등장합니다. 이 티켓을 누르면 전체 화면으로 커지면서 스레드 다운로드 링크를 함께 보여줍니다. 마치 입장권을 발급받은 기분이 드는데요. 흥미롭고 재밌는 경험을 통해 사용자에게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UX라고 생각합니다.
트위터의 경우 구글 계정 또는 애플 계정을 통해 가입할 수 있으며, 이메일이나 휴대폰을 이용한 계정 생성도 가능합니다. 스레드는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하는 계정을 그대로 팔로우할 수 있는 반면, 트위터는 연락처 목록을 동기화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동기화를 중지할 수도 있죠. 또 관심사를 선택할 수 있어 사용자가 보고 싶은 트윗 위주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2) 피드
스레드와 트위터의 메인 화면은 사실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상단 탭 유무에서 차이점이 있습니다. 스레드는 알고리즘 기반 추천 계정과 내가 팔로우한 계정을 한 피드에 보여주는 것에 반해, 트위터는 두 계정을 탭으로 나눠서 보여줍니다.
두 서비스 모두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트위터는 탭으로 피드를 나눠놓아 보고 싶은 계정만 따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추천과 팔로우 두 피드에 콘텐츠가 중복으로 노출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탭이 상단에 있기 때문에 한 손으로 핸드폰을 쓸 때 탭을 선택하는 행동이 번거로운 편입니다.
반면 스레드는 한 개의 피드를 손으로 쓸어내리기만 하면 돼서 사용은 쉽지만, 필터 기능이 없어 보고 싶지 않은 계정도 봐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차단 기능이 있지만 일일이 차단하기에도 한계가 있죠.
3) 게시글 작성
스레드의 경우 하단에 있는 3번째 내비게이션 메뉴를 선택하면 게시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게시글 작성 UI는 상당히 심플합니다. 글 쓰는 영역과 이미지나 영상을 첨부할 수 있는 클립 아이콘이 있습니다. 최대 글자 수는 500자이고, 최대 10장의 이미지, 5분 길이의 영상, 링크, GIF를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는 피드에 ‘+’ 모양의 플로팅 버튼을 눌러 게시글을 쓸 수 있는데요. 확실히 출시한 지 오래된 앱이라 스레드에 비해 기능이 많습니다. 최대 글자 수는 280자(한글 140자, 무료 회원 기준), 사진과 영상, gif는 물론 투표나 스케줄 공유, 장소 태그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트윗 하나를 작성하고 바로 다른 트윗을 추가 작성할 수도 있습니다.
두 서비스 모두 게시글 작성이 핵심인 만큼 쉬운 사용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둘 다 업로드 후 게시글을 수정할 순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해킹이나 가짜 뉴스 확산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말하는데요. 트위터의 경우 유료 멤버십인 ‘트위터 블루'에 가입하면 수정이 가능합니다.
4) 리포스트
다음은 리포스트입니다. 스레드에서 리포스트 아이콘을 누르면, 리포스트와 인용하기가 가능한 바텀 시트가 등장합니다. 리포스트를 선택하면 안내 문구와 함께 해당 게시글의 리포스트 아이콘에 체크가 추가됩니다. 리포스트 수나 공유한 수치는 노출되지 않습니다.
트위터 역시 리트윗과 트윗 인용하기 기능이 있는 바텀 시트가 등장합니다. 다른 점은 리트윗 선택 후 해당 아이콘이 파란 컬러로 바뀌며, 리트윗 한 숫자가 카운팅 됩니다.
5) 공유하기
마지막으로 공유 기능입니다. 사실 스레드의 공유하기 아이콘은 다소 아쉽습니다. 인스타그램의 다이렉트 메시지(DM) 아이콘과 디자인이 동일하여, 공유하기 기능인지 DM 기능인지 정확히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공유하기 팝업에 ‘트위터로 공유하기’가 별도로 존재하는 점인데요. 트위터에 대한 도전장일지 궁금해지네요.
반면 북마크, 메시지 기능이 있는 트위터는 공유하기에도 북마크 저장하기, 메시지로 공유하기 기능이 있습니다. 확실히 스레드는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트위터가 디테일한 부가 기능이 더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레드에도 다른 기능이 추가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스레드와 트위터의 UI, UX를 비교해 살펴보았는데요. 스레드가 출시된 지 약 일주일이 지난 지금, 오픈 효과도 분명 있겠지만 아직 순항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트위터를 대체할 것인가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아직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트위터의 경우 회원가입 시 관심사를 선택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관심사에 대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커뮤니티가 익명성과 더불어 트위터 인기에 한몫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스레드는 인스타그램과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으며, 기존 팔로워들과 친목 커뮤니티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미지와 숏츠 위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용자들이 텍스트 중심의 소셜 앱을 어떤 행태로 사용할지 기대되기도 합니다. 사용자들이 과연 메타가 의도한 대로 인스타그램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대화의 장을 펼치며 앱을 사용할지, 아니면 또 새로운 형태로 앱을 사용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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