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습기는 일장 일단이 있답니다
연일 반복되는 장맛비로 인해 외부 습도가 80~90%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사람이 쾌적하다고 느끼려면 온도와 습도가 모두 고려되어야 하는데, 15도에서는 약 70%, 17~20도에서는 약 60%, 21~23도에서는 약 50%, 24도 이상에서는 약 35% 내외를 유지하는 것이 적당한 습도다. 온도가 높더라도 습도가 낮으면 열감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고, 온도가 낮아도 습도가 높으면 조금 더 쾌적하다고 느낀다.
그렇다면 실내에서는 어떨까? 실내 적정 습도는 40~60% 사이로 습도가 너무 낮으면 목이나 기관지 등의 기관이 취약해지고, 피부가 건조해지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 반대로 너무 높으면 세균이나 곰팡이 등이 발생해 피부염, 천식 등의 위험이 커진다. 계절에 맞춰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조절해야 하는 이유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에어컨이다. 사계절형 에어컨을 활용하면 겨울철에 습도를 올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온도와 습도 모두 원하는 대로 맞추기 좋다. 문제는 전기세다. 에어컨 자체가 소비전력이 높다 보니 사시사철 가동하기엔 비용이 부담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습도만이라도 조절하기 위해 제습기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제습기란 어떤 물건이고,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지 짚어본다.
제습기, 에어컨의 대체제가 아니다.
제습기는 대기 중의 수증기를 포집해 습도를 낮추는 장치다. 수분을 머금은 공기가 내부의 팬을 통해 기계 내부로 유입되면, 차갑게 냉각된 증발기에 이슬처럼 맺히게 된다. 맺힌 물은 물통으로 모이게 되고, 건조해진 공기는 응축기를 거쳐 다시 바깥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몇 년 전만 해도 존재감이 없었지만, 과거보다 길어진 장마철과 전기 요금의 상승으로 인해 에어컨 대신 제습기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커머스 전문기업 커넥트웨이브에 따르면, 올해 5월에만 제습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했고, 판매량은 112% 상승했다. 제습기 자체가 장마철을 넘어 사계절 가전으로 대접받고 있고, 또 공기청정기처럼 가정마다 하나씩 두는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습기는 습도를 낮추는 제품일 뿐, 에어컨의 대체제가 아니다. 제습기는 습기가 제거된 공기가 응축기를 통과한 뒤 배출되므로 따뜻한 바람이 나온다. 습도와 온도를 모두 낮추는 에어컨과 달리 습도는 낮추면서 실내 온도는 높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여름에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기에는 곤란하며, 종종 환기를 하면서 사용하는 게 좋다. 그래도 에어컨과 다르게 습도를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는 점, 에어컨보다 더 빠르게 습도를 낮출 수 있는 점 등이 차이가 있다.
소비전력 측면도 간과해선 안된다. 제습기의 소비전력은 제습 용량, 인버터 유무 등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250~350W 사이다. 제습기 자체의 소비전력은 크게 높지 않지만, 벽걸이형 에어컨의 절반 정도는 된다. 오래 사용할 경우라면 가급적 에너지소비효율이 1등급인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또한 에너지관리 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효율등급제도를 통해 소비전력에 따른 제습 효율과 1시간 소비전력량, 월간 에너지 비용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게 좋다.
제습기도 곰팡이 펴, 주기적으로 청소해야
집안에 습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겨울철에 결로가 발생할 경우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제습기를 이런 환경에서 활용하면 실내 습도를 낮게 유지해 곰팡이의 진행을 다소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제습기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곰팡이가 필 수 있다. 제습기 내에는 온도를 낮춰 수분이 맺히는 증발기와 압축 과정을 거쳐 열이 발생하는 응축기가 모두 내장된다. 특히 증발기는 직접적으로 수분이 응결되는 부분이어서 전원이 종료되어도 일정 시간은 수분이 맺힌 채 남아있다. 이 수분만으로 인해 냉각핀에 곰팡이나 세균이 번식하게 된다.
따라서 제습기 사용 이후에는 바로 전원을 끄지 말고, 송풍 모드를 10분 정도 가동해 응축기의 온도를 실내 온도와 비슷하게 맞춰줘야 한다. 제품에 따라 공기 청정 모드 등 제습 기능 없이 송풍 기능만 가동하는 모드를 사용해도 된다. 만약 육안으로도 냉각핀에 곰팡이가 많이 피어있거나, 가동 중 냄새가 심할 경우 정식 서비스센터 혹은 가습기 분해 청소 업체를 통해 제품을 청소해야 한다.
제습기는 에어컨과 달리 ‘물통’ 있어서 비워줘야
물통은 환경과 물통 용량에 따라 빠르면 수시간마다 비워줘야 하고, 장마철에는 최소한 하루에 두 번씩 이상 비워줘야 한다. 물통이 가득 차면 자동으로 가동이 중단되어 다시 습도가 오르니 계속 비워야 한다. 게다가 제습기에 모인 물은 박테리아나 세균, 곰팡이 등 대기 중에 포함된 다양한 미생물도 함께 있으니 바로 버리고, 또 유해균 등이 번식하지 않도록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
제품에 따라서는 연속 배수 기능을 지원하기도 한다. 연속 배수란, 별도로 장치에 호스를 연결해 포집된 수분이 물통을 거치지 않고 바로 호스로 나가도록 하는 기능이다. 호스를 연결하고 화장실이나 배수구 등에 호스를 연결하면 물통을 비우고 청소할 필요가 없어진다.
평형에 맞는 제품 고르는 게 좋아
제습기는 제습 효율과 일일 제습량, 그리고 평형으로 구분한다. 제습 효율은 소비전력 대비 제습 능력을 나타내는 단위로, 미국 에너지스타 등급 기준으로 1.85 이상의 제품이 고효율이다. 최근에는 저가형 제품도 1.5~2 수준은 달성하며, 고성능 제품의 경우 2.8에서 3.5에 이르는 제품도 있다. 그다음 성능을 구분하는 기준은 일일제습량이다. 일일제습량은 제습기가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양을 의미하며, 보통 12~20리터 사이다. 따라서 제습 효율과 일일 제습량이 모두 높은 제품일수록 제습 효율이 강하다.
마지막으로 고려할 부분이 평형이다. 제습기는 원룸에서 쓰는 30평방미터 급에서부터 대형 아파트의 거실 규모인 86평방미터 수준까지 다양하게 있다. 제습기 자체가 크고 무거운 물건인 만큼 가급적 본인이 활용할 규모와 환경에 적합한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에어컨처럼 관리하고, 자주 옮기면서 써야
장마철이 길어지면서 제습기 역시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다. 비교적 생소한 제품인 만큼 소비전력부터 활용 방안까지 알고 구매해야 하고, 또 에어컨을 대체할 목적으로 쓰기는 어렵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제습기의 물통을 비우는 게 번거롭다면 가능한 큰 제품을 사고, 자주 옮겨가면서 사용한다. 만약 자주 물통을 비울 수 있다면 비교적 작은 용량의 제습기 여러 개를 배치하는 게 효과적이다. 활용도 역시 빨래 건조부터 옷장 속 의류 건조, 침구 건조, 벽지 및 결로 건조 등 집안에서 습도 제어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활용하면 된다. 건조기처럼 의류가 상할 위험도 없고, 실내 건조하더라도 냄새가 남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꿉꿉한 실내 환경을 보다 건조하게 관리할 목적으로 제습기를 구매한다면, 최소한 따뜻한 바람이 나오고 밀폐 실내에서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점만큼은 알고 구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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