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알파벳 X로 대체한다, 머스크 슈퍼앱

X는 슈퍼앱이 될 수 있을까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SNS) 트위터의 리브랜딩에 나서며 트위터를 상징하는 파랑새 로고를 알파벳 ‘X’로 교체했다. 앞으로 트위터를 SNS뿐만 아니라 동영상, 핀테크, 원격 차량 호출 등의 기능을 갖춘 ‘슈퍼앱’으로 만든다는 머스크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위터는 기존의 로고인 파랑새를 알파벳 ‘X’가 표시된 새로운 로고로 전격 교체했다. 이와 함께 ‘X.com’의 도메인으로도 트위터에 접속할 수 있게 됐다.

 

전날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우리는 곧 트위터 브랜드와, 그리고 모든 새들과 점진적으로 작별을 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로고 교체 후 머스크는 기존 트윗(tweet)은 ‘x’로 부를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리트윗은 어떻게 부를지 묻는 사용자에게 답하며 “이번 리브랜딩에 따라 트위터의 전체 콘셉트를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X라는 글자가 좋다”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전부터 알파벳 X를 자주 쓰는 것으로 유명했다. 머스크의 우주 항공업체 ‘스페이스 X’, 최근 설립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와 테슬라 차량 ‘모델 X’에도 모두 X가 포함된다. 린다 야카리노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인생에서나 사업에서나 또 다른 큰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를 얻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야카리노는 “X가 음성, 영상, 메시지와 결제 및 금융 기능에 중심을 둘 것”이며 AI에 의해 작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X.com’이라는 슈퍼앱을 구축할 것이라며 회사가 “세계에서 가장 큰 금융 기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슈퍼앱의 예로 메시지 기능, 화상 통화, 결제,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중국의 ‘위챗’을 들었다. 

 

슈퍼앱에 대한 머스크의 비전은 그가 창업한 온라인 결제 서비스 ‘X닷컴’과도 연관이 있다. 그는 1999년 X닷컴을 창업한 후 사명을 페이팔로 변경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후 트위터를 통해 “원래의 X닷컴 비전을 달성하는데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는 지난 3월 미국 네바다주에 특수목적법인(SPC) X법인을 설립했다. 같은 달 트위터가 규제당국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트위터 사명이 ‘X’로 변경됐으며 회사가 X법인에 흡수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씨엔비씨(CNBC)>는 “이번 리브랜딩은 머스크의 변덕스러운 행동이 사용자들의 관심을 떨어트리고 광고주들을 떠나게 한 후에 이뤄진 것”이라며 “이로 인해 트위터는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으며 경쟁에서도 점점 취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과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리브랜딩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포레스터의 마이크 프룰렉스 애널리스트는 메타의 스레드와 소규모 앱인 ‘블루스카이’ 등과 같은 앱이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상징적인 브랜드를 없애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머스크는 문화 속에서 15년 동안 자리 잡은 브랜드 이름과 성과를 순식간에 파괴해 버렸다”라고 밝혔다. 

 

WSJ은 “트위터 로고 교체를 발표한 후 사용자들은 머스크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파랑새 브랜드를 종식시킨 것에 대한 실망, 새로운 브랜드 X에 대한 농담과 비아냥에서 X.com을 슈퍼앱으로 바꾸려는 머스크의 야망에 대한 기대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번 로고 변경 후 트위터에서는 ‘굿바이 트위터’(#GoodByeTwitter)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급상승하고 있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의 재스민 엔버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머스크 지지자들은 리브랜딩을 환영할 것이지만 이것에 환멸을 느낀 사용자와 광고주들은 더욱 소외될 수 있다”며 “이번 리브랜딩이 트위터의 한 시대의 끝을 의미하지만 이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전했다.